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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a55] 2012.1.6 서울숲


날이 추워 사진찍으러 다니기가 부담스럽다는 핑계로 집에 있는 나를 무작정 밖으로 끄집어냈다.

막상 밖으로 나오니 딱히 갈 곳이 안떠올라 가을에 가려했던 서울숲으로 향했다.

사진에 대한 열정을 다시 불태우고자 50.8 단렌즈로만 사진을 찍는 미션을 줬다.

뚝섬역에서 내려 빨간 가로등을 보는데 고가철도와 빨간 신호등의 모습이 인상깊었지만 사진실력이 허접스러워 표현을 못했다.

입구는 다른 공원들과 비슷했다. 겨울이라 앙상한 나무들이 반겨줬지만 쓸쓸해보이면서도 차분한 느낌이었다.


부디 내가 소망하는 것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두 손을 모아보고



텅 빈 대로를 혼자 걷는 즐거움도 느꼈다.


서울숲의 명물 인간조형물도 봤는데 안에 들어갈 수 있지만 먼저온 사람들이 놀고있어 사진만 찍었다.

날이 쌀쌀하니 공원이 텅텅 비어 기분이 좋았다.






서울숲 옆에 서울승마훈련원이 있는데 말에게 고삐를 채운뒤 계속해서 원을 그리게 하고있었는데 줄을 잡고 있는 조련사도 계속 돌아야해 힘들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원을 뛰노는 업으로 태어난 말이 트랙만 계속 돌아야하는 슬픔이 더 컸다.

우리들도 세상을 누비는 것을 업으로 태어났지만 정해진 트랙만 돌고 있는것은 아닐까.

직장동료들인지 친구들인지 산책을 나왔는데 뒷모습이 좋길래 한장 찍고


나무도 하늘을 향해 가지를 뻗어야 하건만 인간을 위해 심어졌기에 잘려야하는 아픔.


사람의 눈과 비슷한 화각을 가진 50.8 렌즈로만 본 세상은 시원한 광각을 좋아하던 내게 차분함을 알려줬다.
내 눈이 볼 수 있는 정도만 담을 수 있기에 모든 것을 한번에 담으려하기보다는 찬찬히 둘러보게 되었다.
세상을 살며 모든 것을 가지려 하지 말라는 말을 아주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하다.

쓸쓸한 겨울의 서울숲을 한바퀴 둘러보니 마음이 적적해져 책을 보러 교보문고로 갔다.
무릇 가을이 독서의 계절이라 하지만 책을 읽는 데 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마음이 허할 때가 책을 읽기에 가장 좋은 때인 것 같다.

여러분도 쓸쓸한 겨울날에 책 한권을 읽으며 소소한 행복을 느껴보세요.